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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단감나무 10년 후기, 열매 10개 안쪽인 이유

twinsmom 2026. 8. 8. 10:10

목차


     

    올해 10 년만에 감이 열렸다

                                                                   내가 10년 키운 감나무

     

    처음 감나무 심고 2년 만에 감 3~4개 맛본 게 전부, 어릴 적 곶감 만들던 기억에 심었다. 10년이 지났는데 맛본 건 3~4개가 전부다' 가을이 되면 풍성하게 열리는 감을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의 감이 생각난다. 지금처럼 바로 깎아 먹어도 달고 맛있는 감보다는 내가 어렸을 때 기억하는 감은 한입 베어 물면 입안이 텁텁하고 떫어서 그대로는 먹기 힘든 감이었다. 어린 시절 가을에 외가에 가면 그런 떫은 감을 따서 먹을 수 있게 만드는 모습을 보곤 했다. 내 기억으로는 큰 그릇에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소금을 조금 넣은 뒤 감을 담가 두었던 것 같다. 삶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찌는 것도 아니었다. 뜨거운 물속에 감을 넣어 놓고 며칠 동안 기다렸다가 꺼내 먹었다. 정확히 며칠이었는지는 이제 기억이 희미하지만 아마 일주일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어느 날 뚜껑을 열어 보면 감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었고, 어른들은 이제 먹어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기다리고 나면 그토록 떫었던 감의 맛이 부드러워져 먹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감을 익힌다기보다 떫은맛을 빼기 위해 따뜻한 물에 담가 두었던 옛날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캘리포니아 단감나무, 10년 넘게 열매 10개 안쪽

     

    감나무 심은지 아마 10년은 넘은 듯하다. 10년 동안 얻은 열매 10개 안쪽, 작은 열매도 맺혔다가 떨어지고 캘리포니아는 비도 오지 않는데 꼭지가 떨어진 것도 아닐 텐데 4월 꽃 핀 후 제법 많이 맺혔다가 다 떨어지고 흔적조차 없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감나무를 심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은 것 같다. 나무는 이제 제법 크고 건강해 보인다. 봄이면 잎도 풍성하게 나오고 꽃도 피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기다리는 가을의 감은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생각한다. 물이 부족했던 것일까. 영양분이 부족했던 것일까. 꽃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어린 열매가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감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나는 가을이면 주렁주렁 달린 감을 따고, 어린 시절 보았던 것처럼 직접 곶감도 만들어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10년이 넘도록 내 감나무는 쉽게 열매를 내어주지 않는다. 그래도 봄이 되어 새잎이 돋고 작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나는 또다시 나무를 바라보게 된다. “올해는 정말 감이 몇 개라도 끝까지 남아 줄까?”

    어느 날 열매가 싹 사라짐, 다람쥐·새 소행 추정


    어느 날 가보니 열매가 싹 없어졌다, 언덕이라 자주 못 가서 몰랐나. 단감나무 다람쥐·새들이 다 먹는 것 같다고 추정된다. 아마도 내가 심은 감나무가 단감이어서 어린 감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다람쥐들이 먼저 맛을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동네에는 다람쥐가 아주 많아서 집 앞이나 담장 위,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다람쥐는 나무를 아주 잘 타기 때문에 감나무에 올라가 아직 덜 익은 감을 먹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분명히 달려 있던 감이 어느 날 갑자기 하나도 보이지 않으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올해는 몇 개라도 따서 먹을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는데, 막상 가을이 되기 전에 모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꼭 내가 먹어야만 그 감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심고 물을 주며 키운 감나무에서 열린 열매를 작은 다람쥐들이 먹고 살아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수확하지 못한 단감이지만,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새와 다람쥐에게는 귀한 한 끼였을지도 모른다.  다람쥐들이 먼저 몇 개씩 가져가 먹는다면, 내가 키운 나무가 작은 동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안 열리면 내년엔, 그게 몇 년째

     

    올해 안 열리면 내년엔 열리려나 기대하면 무심코 올해도 나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해마다 “올해 안 열리면 내년에는 열리겠지”라는 말을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덧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감나무를 바라본 지도 거의 10년이다. 그런데 오늘 감나무 가까이에 가서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았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나뭇잎 사이사이에 파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쪽 가지에도 있고 저쪽 가지에도 있었고, 잎에 가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만큼 초록색 감들이 나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동안 감이 열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길어서인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참 신기하고 반가웠다. ‘정말 우리 감나무에 감이 열린 게 맞나?’ 싶어 가까이 다가가 몇 번이나 다시 바라보았다. 아직은 작고 파랗지만 분명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감이었다.
    십 년 가까이 “내년에는 열리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감나무는 아무 말 없이 자기 때가 올 때까지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빨리 열매를 보고 싶어 했지만 나무에게는 나무만의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그래서 오늘 바라본 파란 감들은 단순한 열매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받은 선물처럼 느껴졌다. 이제는 매일 감나무를 볼 때마다 감이 얼마나 커졌는지 살펴보는 새로운 즐거움이 생길 것 같다. 파란 감이 조금씩 커지고 가을이 되어 노랗고 주황빛으로 익어가는 모습도 지켜보고 싶다. 해마다 내년을 기다렸던 시간이 있었기에 올해 열린 감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올해 안 열리면 내년에 열리겠지.” 그렇게 몇 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해 그 기다림에 답이 왔다. 사진 속 파란 감들을 바라보니 그동안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식 곶감, 밖 하루·냉동 하루 5~6번 반복

     

    그늘밖에서 하루·냉동하고 하루, 일주일 5~6번 반복하면 말랑말랑한 곶감 완성. 내가 미국에서 곶감 만드는 비결이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어느 날 문득 그때의 곶감이 생각났다. ‘나도 한번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처럼 처마 밑에 오랫동안 매달아 말리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단감이 아니라 익으면 홍시가 되는 떫은 감을 열 개 정도 사 왔다. 감의 껍질을 하나씩 깎은 다음 처음에는 바깥의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말렸다. 겉면이 조금 마른 뒤에는 냉동실에 하루 정도 넣어 두었다. 다음 날 다시 감을 꺼내 이틀 정도 서늘한 곳에서 말리고,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 그렇게 말렸다가 얼리고, 다시 꺼내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약 열흘 정도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곶감처럼 될까 궁금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감이 조금씩 쪼그라들고 안쪽은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해졌다. 손으로 만져 보아도 처음의 단단한 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한입 먹어 보니 어린 시절 한국에서 먹었던 곶감과 똑같은 맛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제법 맛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감을 깎고 말리면서 어린 시절 이모네 집 처마 밑에 매달려 있던 곶감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어른들이 하는 일을 구경만 했는데, 세월이 지나 미국에서 내가 직접 곶감을 만들어 보고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물론 한국의 차갑고 건조한 가을바람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린 곶감의 맛을 그대로 만들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내가 기억을 더듬어 직접 만들어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음식은 맛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들던 사람과 그때의 풍경까지 함께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다. 지금도 곶감을 보면 나는 먼저 달콤한 맛보다 어린 시절 이모네 집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감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키운 감나무에서 직접 감을 따서, 어린 시절 보았던 방법처럼 곶감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올해도 기다릴 건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 건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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